▲다보수산 김종욱 대표

                              임금님 보양식으로 진상된 무태장어
                              무태장어 양식 9년. 아들은 청년어업인
                              내수면어업 육성 시급한데 장흥군 낮잠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토요일 오전 장흥에서 무태장어를 양식하는 다보수산 김종욱 사장을 관산읍 죽교상하발로 234 양식장에서 만났다.
두꺼운 양식장 철문을 열자 어두컴컴한 내부에서 뜨거운 습기가 몰려나왔다. 입구 근처 수조 안에 플래시를 비추니 흑갈색 반점이 있는 장어 수십 마리가 불빛을 피해 어둠 속으로 숨는다. 이 양식장에선 무태장어 40여만 마리가 자라고 있다.

●●●무태장어에 대한 설명부터 부탁드립니다.
답 : 무태장어는 민물장어계의 꽃이라 불리면서 천연기념물이었고 임금님께 진상되었던 식감과 맛이 일품인 명품장어입니다. “무태장어”는 민물장어의 한 종류에 속한 없을(무) , 클(태) 즉 맛과 영양가가 이보다 더 큰 장어는 없다는 뜻을 가진 명품장어입니다. 프리미엄 한방사료를 먹이는 저희 양식장의 무태장어는 무항생제 양식으로 인해 건강식을 건강식답게 쫀득쫀득한 식감과 두툼한 육질로 담백한 맛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명품장어 입니다.

▲장흥토요시장 예양교 맞은편에 위치한 직판장

●●●무태장어가 한때 천연 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하던데요.
답 : 무태장어는 2009년까지 천연기념물 제258호로 지정하여 보호하였던 귀한 장어였으나 국내 소수 양식장의 연구 끝에 키우기 까다로운 무태장어 양식이 가능하게 되어 지정해제 되었습니다. 저희 다보수산이 무태장어 양식의 원조라고 자부합니다.

●●●국내 서식지는 어느 지방인가요?
답 : 임금님 수라상에 보양식으로 진상되었던 국내 토종 무태장어는 탐진강(장흥), 섬진강, 거제도, 영덕 오십천 등의 하천에서 서식하는 어종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제주의 천지연, 천지천 일대에도 서식한 기록이 있습니다. 따뜻한 지방에서 자라는 어종입니다.

●●●무태장어를 양식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답 : 빛, 온도, 습도에 예민한 어종입니다. 주인의 발자국 소리도 알아차리는 어종이랍니다. 그래서 24시간 살피기 때문에 양식장과 살림집이 함께 있는 이유도 됩니다. 새벽 6시와 저녁 6시 하루 두 번 사료를 주고, 1시간마다 수조와 모터를 점검하면서 청소하는게 반복됩니다. 장어를 크기별로 분류하는 작업도 하는데 큰 장어는 작은 장어를 물어뜯고 서로 싸우다 죽습니다. 양식장에선 예상할 수 없는 온갖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초창기 기술을 배우고 싶어도 배울 곳이 없어 각종 문헌을 찾아 독학으로 양식에 성공했는데 지금은 무태장어 양식업자가 몇 군데 생겼다고 합니다.

●●●년간 매출은 얼마나 되는지요?
답 : 매출은 인터넷 쇼핑몰과 소비자로부터 직접 주문받아 택배로 배송하고 있습니다. 년간 매출은 15억 정도 됩니다.
소비층은 주로 수도권이며 전국에 무태장어 전문점이 성업 중에 있습니다. 2020년 인터넷 판매부분에서 전남장흥무태장어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답니다.

▲무태장어 소포장 주문 품

●●●인터넷 판매가 인기상승하고 있는데 포장과 배송방법은?
답 : 주문받은 장어는 월~금 오후3시 이전 주문 건은 당일 출고하여 싱싱한 장어를익일 수령이 가능합니다. 저희 양식장에는 예약주문이 많은 편입니다. 상품은 표준1kg (손질후 실중량 700~750g) 평균2~3마리 (2~3인분) kg당 생강채+매, 순소스 각각1개씩+소금을 함께 보내드리고 있으며, 진공포장+아이스팩+보냉팩+아이스박스로 4중으로 위생적이고 신선도가 유지되도록 포장하여 배송하므로 수령 후 5~7일까지 냉장보관 가능하며 신선도가 으뜸이랍니다. 맛있게 요리하여 드시도록 설명서를 동봉하므로 초보자도 쉽게 맛있는 장어요리사가 된답니다.

●●●무태장어 양식에 성공하기까지 고생도 많으셨겠습니다.
답 : 네, 저는 교보생명에서 26년 근무 후 퇴직할 때 체중이 87kg 허리가 37인치였답니다. 지금은 체중이 70kg 허리는 30인치랍니다. 말 못할 고생 너무 많았습니다. 다행히 아들 창주가 청년어업인이 되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답니다. 
양식장 주인이 된 김창주씨는 “장어는 주인의 발소리를 먹으며 자란다”고 말했다. 그만큼 손이 많이 간다는 말이다. 김씨는 “장어 중에서도 무태장어는 특히 예민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빛과 온도, 습도에 민감해 양식장 내부는 연중 내내 섭씨 30도를 유지하면서 외부 빛을 차단해야 한다. 예민한 놈들 때문에 김씨는 9년째 양식장 옆집에서 365일, 24시간 대기조 생활을 하고 있다. 피곤한 삶이지만 그래도 그는 “장어를 키우면서 자식(은 없지만) 키우는 재미가 무엇인지 알겠더라”면서 그동안 아버지의 고생을 말했다.

▲다보수산의 양식장에서 길러지는 무태장어. 흙갈색 반점으로 뒤덮여 있는 것이 특징.

●●●무태장어는 일반 장어와 맛이 어떤 점에서 우수하나요?
답 : 무태장어는 맛이 좋아 중국에서 ‘화만(花鰻ㆍ뱀장어의 꽃)’이라고 불린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즐겨 먹는 자포니카종은 길고 얇은데 반해 무태장어는 짧고 두꺼운 편입니다. 살이 두꺼워서 씹는 맛이 있고, 고소하고 담백합니다.
일반 장어가 우리건강에 좋은 음식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동안 무태장어는 쉽게 맛볼 수 있는 어종이 아니었다.
제주도 천지연에서만 서식했고 1978년 천연기념물 제258호로 지정됐다. 그러다 무태장어 치어가 해외에서 수입되고, 남해안 일부 지역에도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2009년이 지정 해제되어 우리곁을 찾아온 보양식이 되었다고 한다.

●●●국내에서 무태장어 양식사업 현황을 설명 부탁드립니다.
답 : 천연기념물 지정에서 해제 이후에도 대중화는 더뎠습니다. 양식이 까다로워 시장에 물량을 내놓을 만큼 대량 생산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국에서 무태장어 양식에 성공한 양식장은 10여 곳에 불과합니다.
무태장어는 다른 장어 종보다 수질의 영향을 더 받기 때문에 물을 가둬 놓고 양식하는 기존 지수식 방식의 경우 수질 관리가 어려워 무태장어의 집단 폐사가 잦습니다. 위험 부담이 큰 만큼 도전자가 나오지 않았죠.
다보수산 김 대표는 과감하게 순환 여과식 시스템을 도입해 무태장어 키우기에 나섰다. 순환 여과식은 장어를 키우는 수조보다 두 배가량 더 큰 수질 관리 수조를 만들어 놓고, 지속해서 깨끗한 물과 액체산소를 투입하는 방식이다. 시설비가 많이 들지만 깨끗한 물이 계속 공급되면서 장어의 스트레스를 낮춰 생존율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관리에 사람 손이 많이 간다. 김 대표는 “모터가 돌아가면서 액체 산소를 투입하는데 물속에 있는 기계라 고장이 잦다”며 1시간마다 수조와 모터를 점검하면서 청소하는게 김대표의 일과다.
장어를 크기별로 분류하는 작업도 거르지 않는다. 그는 “큰 장어는 작은 장어를 물어뜯고 서로 싸우다 죽는다”며 “양식장에선 예상할 수 없는 온갖 사고가 수시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24시간을 긴장속에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모태장어의 치어 구입은 어떻게 하나요?
답 : 장어는 연어와는 반대로 깨끗한 민물에서 살다가 먼 바다로 이동해 알을 납니다. 자연 상태에서 번식 모습을 인간이 관찰할 수 없는 이유이죠. 이 때문에 장어 양식은 치어(새끼 물고기)를 잡아다가 기르는 형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무분별한 치어 남획과 환경 변화로 장어 출하량은 급감하고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실제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국내 장어 출하량(500g 이상 1마리 기준)은 2017년 4214t에서 지난해 1942t으로 줄었으며, 같은 기간 가격은 2만 6508원에서 2만 9409원으로 올랐다. 성냥개비보다 작은 장어 치어 한 마리가 7,000원을 넘을 때도 있었습니다.
요즘도 장어 치어 1kg의 가격은 2000만원을 호가합니다. 1300kg에 달하는 아반떼 한 대 값을 훌쩍 뛰어넘죠. 이 때문에 국내에선 장어의 치어는 60~90%를 수입해 양식하고 있습니다.
김대표는 “국내에서 유통되던 자포니카나 비콜라종의 치어 가격이 1kg에 4000만원을 넘기도 했다”며 “필리핀에서 많이 잡히는 무태장어 치어 가격은 기존 유통되는 장어 종의 10분의 1 가격이다.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은 소비자가 장어를 맛볼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태장어 치어 값이 저렴한 이유는 자포니카나 비콜라종에 비하여 양식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태장어는 식탁 위 데뷔 준비를 끝냈다. 김대표와 같은 양식업자의 노력으로 무태장어 치어의 생존력이 높아지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 져서다. 실제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무태장어 치어의 국내 반입 물량은 지난해 1만 2369kg으로 2016년(6877kg)보다 80%가량 늘었다. 치어를 들여와 키우는 양식장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무태장어 양식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답 : 국내 유통업체가 발 빠르게 무태장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2019년 설을 앞두고 무태장어 선물세트를 내놨습니다. 전국의 주요 무태장어 양식장을 찾아 계약을 맺고, 2,000세트 한정 수량 상품을 준비했습니다. 수산 바이어들은 “기존 양식 장어 물량이 치어 어획 어려움으로 급감하고 있어 맛과 상품성이 좋은 신품종의 대중화를 꾀하면서 무태장어를 찾고 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등지에선 특화 상품으로 무태장어를 선택해 집중 지원을 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양식장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향후 무태장어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며, 저희도 현대, 롯데 백화점 납품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수산정책에 대한 견해를 부탁드립니다.
답 : 장흥군 수산정책을 보면 바다에 편중되고 있어 내수면어업 발전에 비젼이 보이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수산정책으로 개선정책이 시급하다는 생각입니다. 4년 전에 장흥군에 스마트 양식 사업 제안서도 제출하였으나 관심 없었습니다. “먹는데서 인심낳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장흥이 발전되고 잘 살려면 내수면어업 육성이 꼭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답 : 일반적으로 양식어업의 영세성 때문에 진취적인 행정지도와 지원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장흥의 내수면 어업은 비교적 경쟁이 덜 심하고 경제수종인 쏘가리, 모태장어 등의 내수면어업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장어가 삼겹살 가격과 경쟁을 이루어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대중음식이 되도록 노력한다면 미래 장흥군에 귀어농가 유입으로 인구증가 정책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중앙정부가 새롭게 펼치는 내수면어업을 장흥에 접목하여 군민의 소득과 먹거리 발전을 위한 정책과 행정지도가 시급하고 절실하다고 느껴집니다.
저희 양식장은 국립한국농수산대학의 최우수 실습장이며,  아이디어스 수제먹거리(수산물)부분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기록하여 핸드메이드 어워드 최우수 작가상을 수상 했답니다.
내수면 수산물 생산으로 새로운 소득창출로 장흥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정리, 편집부

☞장흥군 관산읍 죽교상하발로 234  ☎ 061)863-4805, 010-3795-1086

▲양식장 부지 7,200평. 최신 시설의 양식장은 1,500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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