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청준 선생 묘비
▲故이청준 선생 묘비

대한민국 문학의 별 이청준 선생님이 떠나신지 어연 14년이 되었다. 

이청준 문학관 건립 추진은 오래 전 일이지만 답보상태, 매년 10월이면 열리던 추모제도 코로나로 2년째 무산되더니 금년은 김석중 선생마저도 작고하시어 누가 추진하려는지 안타가운 마음이다. 

이청준(1939-2008)은 잊혀 질 수 없는 소설가이다. 그는 마치 구도하는 사람처럼 소설 창작의 외길을 걸었으며 그의 소설들은 한국문학의 걸작으로 논의되고 사랑받으며 그리운 소설로 기억되고 있다. 

2008년 7월31일, 68세의 길지 않은 생애를 마감하여 고향인 전남의 장흥 땅 그의 고향인 회진면 진목리 갯나들의 묘소에 안장 되었지만 이청준의 소설 이야기는 해가 지날수록 더 많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전해 오고 있다.

평소 선생님과 인연을 그리면서 뮤지컬 “서편제”를 관람하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  

이청준의 서편제 ... 전쟁의 현장에서 벗어나면서 인간에 초점을 두기 시작한 시대의 정치 사회 메카니즘과 그 횡포에 대한 인간 정신의 대결 관계를 주로 형상화하며 전통과 장인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의 현실을 그려낸 소설가 이청준의 대표작이다.

1976년 『뿌리깊은 나무』에 처음 발표된 故이청준의 문학작품으로 연작소설 『남도 사람』에 수록되어 있는 단편이다. 

한과 소리, 억압과 예술에 대한 주제를 다룬 총 8편으로 구성된 연작소설집 『남도 사람』중에 제일 먼저 창작된 글로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소리꾼 남매의 가슴 아픈 恨에서 피어나는 소리의 예술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원작 소설에서는 인물의 기명이 드러나지 않은 채, 수수께끼 풀어나가듯 등장인물들이 지나온 삶 속에서의 시선이 겹쳐지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오래된 주막, 낯이 익은 소리를 찾아 들어온 사내는 자신이 두고 온 과거와 마주한다. 

어느 날 나타나 태양처럼 어머니 주위를 맴돌던 애끓는 소리. 그 소리의 주인이었던 의붓아버지의 아이를 낳다가 소년의 어머니는 숨을 거둔다. 그리고 그렇게 소리의 틈바구니에서 태어난 여자아이. 유랑의 기억들이 겹쳐지고 덧대지면서, 소설은 비극적이면서도 애절한 정서를 자아낸다.

평생 소리 하나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며 이내 자신의 손으로 딸의 눈을  멀게 한 아버지 유봉 어머니의 죽음을 그의 소리 탓으로 생각하며 가슴속에 증오의 햇덩이를 품고 사는 동호, 아버지의 집착으로 두 눈을 잃고, 평생 자신의 소리를 찾기 위해 유랑하며 살아가는 송화, 각자 다른 한을 품고서 이어지는 시간 속에 비극의 정서는 정한(情恨)으로 꽃 피고 이내 새로운 생명력과 예술적 에너지로 승화된다.

서편제는 애절한 가락과 인생을 연결시켜 우리 민족의 심상을 어루만져주며 독자들 가슴속에 감동을 남긴 작품이다. 

▼뮤지컬 서편제 관람 

▲입장권을 들고 포스터 앞에선 백광준 장흥신문 대표 
▲입장권을 들고 포스터 앞에선 백광준 장흥신문 대표 

뮤지컬 서편제는 8월12일부터 10월23일까지 장장 70일간 서울 광림아트센터BBCH홀에서 공연된다.

서편제~ 한국 창작 뮤지컬에 한 획을 그은 마스터피스감동과 영광의 마지막 시즌! 2022년 8월, 광림아트센터 BBCH홀 개막되었다. 

한국 문학의 교과서라고 평가받는 故 이청준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2010년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초연된 뮤지컬 “서편제”는 깊이 있는 컨텐츠와 뛰어난 작품성으로 언론과 평단의 찬사 속에 한국 창작뮤지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으며 긴 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이다. 

한국뮤지컬대상2011, 2014 더뮤지컬어워즈2012, 2017 예그린뮤지컬어워드2017 한국뮤지컬어워즈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STAGETALK AUDIENCE CHOICE AWARDS2010년 초연 후 2012, 2014, 2017 네 시즌 동안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한 총 20회의 수상기록이다. 

수많은 명곡을 탄생스킨 스타 작곡가 윤일상, 힘있는 스토리로 뮤지컬계 최고의 창작진으로 손꼽히는 극작가 조광화,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독보적인 무대를 선사하는 프로듀서 이성일, 이지나 등 초호화 CAST는 지난 12년간의 서편제 길을 망라한 최고의 무대였다.

▲젊은층의 입장객이 대부분이었다.
▲젊은층의 입장객이 대부분이었다.

9월17일은 오후3시와  7시 2회 공연이다. 나는 장흥에서 당일 일정으로 스케줄을 잡았기에 오후3시 공연 관람을 위하여 2시에 광림아트센터BBCH홀에 도착했다.

그동안 2010년, 2012년, 2014년, 2017년 그리고 2022년 총 5회에 보통 2개월 이상 공연하였기에 입장권을 쉽게 구입할 수 있으리라는 나에 예상은 빗나갔다.

3좌석 남아 있어 13만원을 지불하고 VIP좌석권을 구입했다.

놀란 것은 입장객 대부분이 20대 30대라는 사실이다. 우리전통예술의 뮤지컬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신문기자라는 명함을 내밀며 공연관람 동기를 취재했다. 

김지영(32)씨는 “판소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되었으며 사물놀이 BTS 등도 뿌리는 국악이며 바탕은 우리고유의 전통예술입니다. 상여공연은 프랑스에서 16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소식에 가슴 뭉클했답니다.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를 특히 국악분야를 너무 소홀히 다루는 것 같아 때로는 서글픈 생각도 든다고” 했다.

몇 사람을 더 인터뷰 했는데 종합적인 의견은 새로운 장르의 뮤지컬 공연이 무대에 오르면 국악, 무대, 영상, 조명, 음악, 무용, 분장, 소품, 홍보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와 국문과 연극영화과 중,고,대학생 등 관련학과 학생들은 필수적으로 관람해야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한국에서 “산수 뮤지컬”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면 입장객을 어느 정도 예상 하는가라고 물었다.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장르의 대형공연이 시작된다면 꼭 보아야할 사람들을 220만명으로 추정했다.  

장흥에서 “산수 뮤지컬” 공연으로 지역발전을 꿈꿔온 나를 흥분시킨 순간이었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보면 맞는 예상이다.

우리들이 중국 등 해외여행을 가면 뮤지컬로 만나는 각종 공연을 볼 수 있다. 계림에서는 ‘인상유삼저’ 항주에서는 ‘송성가무쇼’와 ‘인상서호’ 서안은 ‘장한가’ 해남도에는 ‘인상 하이난’ 정주 소림사에서는 ‘선종음악대전’ 등은 모두 밤 공연이다. 관광객 유치는 먹고 자는 프로그램이 최고라는 답이다. 유일한 낮 공연은 곤명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다시 버스로 1시간 가면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한 ‘인상리장’ 공연을 볼 수 있다. 

동남아 여행을 하다보면 모든 나라가 전통예술공연으로 관광객을 유치하지만 우리나라는 단 한곳도 없으니 장흥에서 답을 찾았으면 하는 욕심이다. 

다시 ‘서편제’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어린 송화는 의붓 남동생 동호와 함께 진정한 소리꾼의 길을 쫓는 아버지 유봉을 따라 유랑한다. 

소리를 놀이 삼아, 친구 삼아 소리 길을 다니며 서로 마음을 나누는 송화와 동호. 그러나 동호는 아버지 유봉의 소리가 어머니를 죽였다고 생각하고 유봉에게 저항하고, 그를 증오하다 결국 자신의 소리를 찾아 떠난다. 하지만 송화는 아버지 곁에 남아 소리를 완성하고자 한다.그러나 송화는 소리를 완성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동호 걱정에 소리를 포기하려 하고 그런 그녀의 소리를 위해 유봉은 송화의 두 눈을 멀게 한다. 50년 후, 각자의 소리인생을 살던 송화와 동호의 재회장면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내 옆 좌석 30대 여자는 유봉이 송화의 눈을 멀게 한 통한의 후회를 소리로 표현하는데 훌쩍 훌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선생님의 恨을 판소리에 담아 김향순ㆍ이지선 명창이 묘전에서 소리에 담고 있다.
 ▲선생님의 恨을 판소리에 담아 김향순ㆍ이지선 명창이 묘전에서 소리에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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