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태/전)전라남도 문화재 전문위원
▲김희태/전)전라남도 문화재 전문위원

- 2023년 참관기를 겸하여 (연재)

지난호에 이어서

11. 시연
고줄이 행사장에 이르면 청사초롱 장식을 해체 한 뒤 고싸움을 시작한다. 고싸움을 시작하기 앞서 장흥의 특유의 농악 벅꾸놀이로 장정들의 사기를 충전시키고 편대장과 부장 3명이 위에 올라타 상대 고의 기세를 살핀 뒤 옷을 벗어 저치고 기세를 돋우며 “밀어라!” 하는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승패는 상대방의 고머리를 누르고 또 줄을 땅에 닿게 하면 된다. 고싸움이 끝난 뒤에는 줄이 달린 멜대를 빼 내고 줄당기기를 한다. 

고싸움에서 진 편이 줄을 어깨에 메고 전진과 후진을 거듭하면서고 머리를 댔다 떼었다 반복하며 응전을 촉구하고, 암수 고머리가 끼워지면 “줄 들었다!”라는 소리와 동시에 비녀목이 찔러지고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이렇게 승부가 쉽게 나지 않을 경우 이튿날로 연장해 펼치기도 했다. 2023년의 줄패장은 동부 고는 윤만수님ㆍ최석중님, 서부 고는 박인식님ㆍ박성남님이었다.

장흥 고싸움줄당기기는 도작문화권의 보편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도 있으며 향토성, 예술성, 축제성이 드러난다. 

150년 이상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되어 전형(典型)을 유지하고 있으며 민족정체성 함양과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에 무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를 잘 이어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라 할 것이다.  (끝)
 

▲줄당기기(2017.05.01. 사진 마동욱)
▲줄당기기(2017.05.01. 사진 마동욱)
▲줄당기기(전국민속예술견연대회, 광주공설운동장, 1970.10.21. 사진 지춘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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