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진도서관 이달의 추천도서 

도서명 : 무엇이 예술인가
저   자 : 아서 단토
출판사 : 은행나무(2015)
도서관 : 600.1-아54무

[추천서]

뒤샹이 공공화장실에서 늘 보는 남성용 소변기를 그 어떤 가감도 없이 그대로 전시장에 내놓으며, 그것을 예술이라고 명한 사건 이후 예술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동의하는 어떤 정의에서 무서운 속도로 벗어나기 시작했다. 

앤디 워홀은 브릴로라는 상표의 비누세제를 포장하는 박스를 똑같이 베껴 내놓았는데, 겉으로 보면 거의 차이가 없는 이 둘을 예술 아닌 것과 예술로 나누는 기준은 과연 무엇이며, 그런 기준이 있기나 할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2013년생을 마감한 저자 아서 단토의 유작, 『무엇이 예술인가』는 바로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시각적 자극, 즉 감각적 경험에만 의존하는 한 워홀의 <브릴로 상자>가 예술인 이유를 알 수 없다. 눈으로는 원래의 상품포장 박스와 아무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아서 단토는 “눈에 보이는 차이가 없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를 찾을 것을 요구한다. 바로 그 차이가 예술과 예술 아닌 것을 구분하기 때문이다. 그에 의하면 예술은 ‘아름답다’라고 표현하는 미적 특질을 떠나 망막으로 감지될 수 없는 ‘의미’가 작가의 손에 의해 ‘구현’된 것을 말한다. 단토는 자신이 생각한 이 예술의 본질이 어느 공간에서나, 어느 시대에나 단일한 것이었음을 증명하기 위해 미켈란젤로,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푸생, 마네, 뒤샹, 워홀 등의 회화, 조각, 설치 미술,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예로 들면서 플라톤, 데카르트, 칸트, 헤겔, 하이데거의 예술에 대한 철학적인 논의를 소개한다. 일상의 사물과 별 다른 차이가 없는 것들을 ‘예술’이라 명명하는 것에 대해서, 기존의 감상법이 전혀 먹히지 않는 낯선 경험에 휘말렸던 이들, 그리하여 대체 ‘이것도 예술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한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이 책을 읽을 수 있다. 

미학전공자의 세심한 각주와, 원서에는 수록되지 않았던 주요 도판들이 함께 수록되어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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