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 풍족하고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매사에 의욕이 없고 시큰둥하고 사는게 재미가 없다. 그렇다면 사랑을 하라.

세계적 뇌 연구자 신희섭 박사의 명서 “견디지 않아도 괜찮아”는 견뎌야 할 것이 너무 많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을 전해준다.

신희섭 박사의 사랑에 대한 분석은 매우 흥미롭고 학습이 되었다.

누구든 사랑을 시작하면 싱글벙글 잘 웃고 모든일에 의욕을 갖게 되는데, 이것은 우리 몸에서 도파민 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뿜어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애 초기에는 많이 분비 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차츰 줄어들고 따라서 사랑의 열정도 식는다고 한다.

그런데 뇌는 도파민의 축제가 끝난 후에도 사랑의 상태를 지속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상태에 있으면 뇌가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받아 힘이 넘치고 동기 유발도 잘 되기 때문이란다.

사랑이 뇌를 최적 상태에 머물게 하고, 뇌는 항상 사랑하는 상태를 원한다는 분석이다. 이를 기초로 뇌 연구자들은 연인을 곁에 두라고 한다. 사랑하는 이성이 없으면 가족ㆍ친구ㆍ동료와도 열심히 사랑하고, 이마저 어렵다면 애완동물 이라도 두고 안아주며 사랑을 교감 하라고 한다.

오는 2월14일은 밸런타인데이다. 이날은 사랑하는 이들이 서로 감정을 나누는 날로, 연인들 사이에 사랑의 의미로 쵸콜렛등을 선물하는 전통이 있다. 카드나 꽃,사탕도 있지만 그 중 쵸콜렛이 상징적인 선물로 알려졌다.

어떤이는 젊은이나 호사스런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 멋 부리는 서양 문화의 희락에 불과한 잔칫날 이라며 찡그린 목소리도 있지만, 서로 사랑을 고백하고, 도파민이 분수처럼 쏟아지는 삶의 기쁨으로 충전되는 축제라면 꼭 외면할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족들에게 밸런타인 데이에 무슨 선물을 해야 좋을까?

쵸콜렛도 좋지만 음악은 어떨까?

음악도 사랑이나 명상처럼 우리의 뇌를 편안하게 해준다.

사랑을 주제로 하는 음악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음악 자체도 사랑이다.

사랑의 기쁨, 사랑의 슬픔, 사랑의 꿈, 그대를 사랑해, 사랑의 묘약, 사랑과 바다와 시, 사랑의 인사, 헌정등 시 묶음의 감미로운 멜로디는 모두가 수려하고 깊은 울림을 준다.

그 중에서도 나는 ‘위풍 당당한 행진곡’의 유명한 영국 작곡가 엘가가 아내에게 바친 ‘사랑의 인사’를 권하고 싶다.

3분이 채 안되는 음악이지만 낭만이다.엘가는 30살이 넘는 나이에 아내의 권유로 뒤늦게 작품을 시작해 대성한 경우다. 아내가 얼마나 고맙고 사랑스럽겠는가.

또한 슈만이 결혼식 전날 아내가 될 당대의 피아니스트 콜라라에게 바친 가곡집에 나오는 ‘헌정’의 감동적인 가사는 이미 정평이 나있다. 이 기회에 한번 감상해 봄직도 하다.

그대는 나의 영혼, 나의마음/그대는 나의 기쁨, 나의고통/그대는 나의세계 그 안에 나는 산다네/나의 하늘 그대, 그 속으로 나는 날아가네/오 그대는 나의무덤, 나의평화/그대는 나에게 주어진 하늘/그대가 나를 사랑하는 사실은 나를 가치있게 만들었어요.

엘가와 슈만이 사랑하는 아내에게 바친 두 음악은 사랑을 고백하는 날 선물로 잘 어울리겠지만 받는쪽에서 좋아 할지는 의문이다.

이미 TV나 광고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익숙한 음악이라서 신비함보단 진부한 사랑이라고 오해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근한 추억과 상냥한 젊음이 단 하루라도 피어나는 매력있는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고, 이날을 빌미삼아 평소 소원 했던 부부간이나 연인들 사이에 사랑의 온기가 되살아나고, 구석진 사랑을 새삼 정밀하게 음미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밸런타인데이, 조금은 쑥스럽고 부끄럽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쵸콜렛도 사고, 음악 CD도 고르시길, 동네 가게에서 후르지아 꽃을 한 묶음 사들고 어디론가 향하는 연인들의 선한 미소와 신부같은 뒷 모습을 부럽게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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