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을 때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지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 자극과 그에 따른 자각과 반성’이 아닐까 싶다. 그런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할 것은 ‘성숙’이고, 그 성숙을 통한 ‘사회적 기여’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많다고, 많이 배웠다고, 높은 자리에 앉았다고 자동으로 성숙하는 것도 아니다. 주변을 보면 이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이들 중에 더 베풀 줄 모르고, 더 공중도덕도 안 지키고, 자기 자신 밖에 모르고, 더 계산적이고 등 이런 분들이 의외로 많다.

왜 그럴까? 이유야 여럿 있겠지만, 앞서 말한 ‘자기 직면, 자기 통찰, 이를 통한 자기 성숙과 타인 이해, 사회적 책임 정신’을 내면화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문제는 그런 태도가 주변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처세술로 둔갑된다. 성공 방정식으로 전수된다. 사회적 통념이 된다. ‘사회악’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보신주의, 자기중심주의’도 넓게 보면 악화의 요인이다. 그들의 나이브한 처세술이 ‘세상살이 처세론’으로 회자되는 것, 필자는 이를 ‘시대의 퇴보’로 본다.

필자가 거주하는 광주도 그렇다. 평소, 무슨 생각으로 정치하려고 저러나 싶은 이들도 있다. 그냥 적당히 살다, 나이 먹고, 사회적 지위, 간판 있으니, 이제 정치나 한번 해볼까 싶어 나온듯한 사람들 말이다.

평소에 시대와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몸 사리느라 입도 뻥긋 안하다가, 때 되니 조끼 걸쳐 입고, 쓰레기 좀 줍는 시늉하고 다니더니, 막판에선 줄 서려고 용쓰고, 친한 척 사진 크게 걸어놓고, 마치 뒤늦은 투사라도 될 것 마냥 돌아다니는 모습에서 솔직히 전혀 진정성 일도 안느껴진다. 되고나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게 필자의 뇌피셜이다.

“저런 사람을 왜 우리가 뽑아줘야 하지? 무슨 정치 효능감을 기대할 수 있을까?” 싶은 이들도 여럿 보인다. 솔직히 도와주고 싶은 생각 안든다. “그 사람 이력 한 줄 넣어줄 뿐, 무슨 시대적 효능감이 있냐?” 말이다. 그래서 그냥 보고만 있다.

비단 광주 뿐 이겠는가? 그런 인물들, 전국에 많을 거다. 이게 필자만의 아닌 다수 시민의 생각이라고 본다. 최근 각 정당에서 공천하는 거 보니 싹수가 노란 곳도 많다. 정치가 민의를 대변하기도, 정치수준이 시민수준을 못 따라온다.

정치인은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이다. 하지만 과연 이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정치인으로 성숙한 사고와 철학, 소신, 태도, 삶의 역사인식, 현실을 제대로 보는 안목과 실천력, 그리고 삶의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를 되묻고 싶다.

대한민국은 혈연, 학연, 지연 중심 사회다. 선거철만 되면 여러 이유로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학교ㆍ고향 선후배, 지인의 지인, 집안 일가’ 등. 하지만 우리는 이제는 냉정해져야 한다. 그래서 그렇게 도와줘서 그들이 광주와 대한민국을 변화시켰는지, 시민을 위하고, 약자를 위한 정치를 했는지, 역사 앞에 부끄러움 없을 정치를 했는지 물어보자, 그리고 ‘뽑히기 전과 뽑힌 후’ 그들의 행보를 꼼꼼히 따져보자. 번지르르한 말, 화려한 배경, 마당발 인맥에 더 이상 마음을 주지 말자.

광주정치가 실종돼가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럽고 안타깝다. 임기 동안 아무런 존재감 없고 정녕 할 말해야 할 때 입 다물고 있다가 선거철만 되면 세상 다 해줄 것처럼 큰 소리치는 정치인들 말이다.

타 지역에선 광주를 정치선진도시라고 한다. 하지만 이에 걸맞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 그리고 지역 정치인들이 왜 중앙에서 존재감이 없는지와 지역에 존경할 만한 정치인이 없다는 사실 말이다. 이제라도 정말 ‘감동을 주는 정치’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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