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도 있듯이 한 마디의 말이라도 감정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엄청난 결과를 빚게 됩니다.

말에는 지우개가 통하지 않죠. 때에 따라 잘못 쓰여지는 말은 인간관계를 그르치는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아름다운 중년부인 이야기입니다. 그 부인은 어느날 갑자기 신문의 활자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을 알고 덜컥 겁이 났습니다.

‘아 하 내가 벌써 늙어가고 있다는 얘긴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자 부인은 비참한 생각에 빠지게 됐죠. 그러나 어떡합니까 눈이 더 나빠지기 전에 안경이라도 하나 장만 하려고 안경점을 찾아 같습니다.

그런데 안경점 여자 점원이 대뜸 ’ 아 눈이 나빠지셨군요, 괞찮아요, 나이가 들면 다 그렇죠 뭘! 하는 것이였죠. 그렇지 않아도 가뜩이나 늙어간다는 사실에 초조해 있던 부인은 화가 치밀 수 밖에요.

‘아가씨! 내가 그렇게 노인네로 보이우? 난 안경이 필요해서 여기 온게 아니에요! 하면서 그냥 가게를 나와 버리고 말았습니다.

부인의 착잡한 심정은 충분한 이유가 있었죠.

같은말 한마다라도 여자 점원의 응대는 본의 아니지만 너무 서툴렀던게 사실입니다. 

말의 허물은 이렇게 내가 예상치 못한 데서 불거져 아~ 차! 당황케 하는 것입니다.  

만일 그 여자 점원이 이렇게 말 했다면 상황은 어땠을까요.

손님 어떤 안경을 원하시나요? 여기 이 안경은 연극이나 영화를 보실 때 쓸 수 있는 원거리 용이고 텔레비전 같은 가까운 곳을 볼 때 쓰는 안경은 이건데요. 자~ 이 점원의 말속에는 어느 한구석도 노인성 원시에 대한 표현은 없죠.

재치가 보이는 화술, 그것은 우선 마음씨, 즉 성의의 문제죠.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의 표현입니다. 말은 인간관계에 있어 창조와 파괴의 두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는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그러나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상대의 기분을 읽고 이해하려는 배려를 우선 한다면 말의 힘은 한층 돋보일 것입니다.

이는 민원인을 대하는 공무원의 태도에 있어서도 꼭 유념해야 할 반면교사의 한 줄입니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망정이지 거짓말이나 특히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뻔히 드러난 사실 조차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끈질기게 모르쇠로 버텨가는 회피성 말 등은 듣기에 속보이고 민망하기 짝이 없습니다.

물론 기억력이 없는 것을 가지고 그 사람의 마음가짐을 비난 하거나 타고난 결점의 아픔을 양심이 삐뚤어졌다고 악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하지만 세상일로 타협과 교섭을 맡게 된 그 신분이 중요한 위치에 있는 지도자들에게 기억력 부족은 문제가 되는 심각한 결점이랄 수 있습니다.

기억력 부족은 남들의 착상과 견해가 흐릿하게 생각나고, 자신의 정신과 판단력이 가진 힘을 써 볼 생각도 잊은채 다른 사람의 자취를 따라 가기만 하는 꼴  사나운 지경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평소 기억력이 탁월한 사람으로 알려진 사람이 갑자기 자신의 과거 발언과 의문에 대한 질문 앞에선 기억나지 않는다. 모른다! 라고 거짓말을 태연스럽게 하는 경우를 자주 보곤 합니다.

언어 학자들은 ‘거짓을 말하다’는 진실이 아닌데 진실인줄 알고 이야기 하는 것이고, 이 단어의 어원인 ‘거짓말 하다’는 자기양심을 거슬러서 그렇게 한다는 말을 함축하고 있다고 정의 합니다. 그러므로 후자는 자기가 알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말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진실과 양심을 상황에 종속 시키려 하지만 상황 자체가 이리저리 바뀌게 되어 있어 그들의 말 역시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같은 사물을 두고도 어떤 때는 잿빛이라 하고 어떤 때는 노랗다고 하게 된다거나 이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하고 저 사람에게는 저렇게 말하며 한사코 주제를 미궁 속으로 몰고 가려합니다.

이렇듯 거짓말은 사회의 못된 악덕입니다. 우리가 사람인 것도 그렇고 우리 서로가 연결된 것도 그렇고 그 모든 것이 말을 통해 가능해지는 일입니다. 하여 거짓말 죄질에 대해서는 법의 엄격한 심판이 요구 됩니다.

작금의 정치권에서 4.10 총선의 말채를 휘어 쥔 두 지도자간에 치고 받는 워딩에 있어 한동훈의 경쾌하고 정교한 필살기와 이재명의 조소 섞인 표리부동한 논리와 연막 술은 비호감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둘 다 말의 금도를 오버한 희화일 뿐(2찍, 패륜, 탄핵, 방탄, 종북, 학살 등)마치 토끼와 다람쥐의 정원 싸움같은 정치마케팅 해프닝이 신선미에서 소비자의 충족에 못미처 답답함과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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