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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의 공무의 본분과 책임을 생각한다-두 권의 책자발간 지원과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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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2.03  02: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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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公僕)이라는 말로 불려지는 공무원은 말 그대로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보통 사람들도 매사에 공과 사를 구분하고, 공적인 일에서는 사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되고 그것이 사람의 도리로 여겨지지만, 특히 공직자의 경우 그 공무(公務)라는 의미가 더 각별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바로 국민의 공복이기 때문이다.

중국 진나라 때 총명하고 정직하여 왕으로부터 총애를 받았던 ‘기해’라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 관직에서 물러날 후임자를 추천할 때 원수처럼 지냈던 ‘해오’를 추천했다. 이에 왕이 “해호는 그대의 원수가 아닌가?” 하고 묻자 기해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폐하께서 저에게 말씀하신 것은 국사를 맡길 인재를 천거하라는 것 아닙니까? 저는 단지 그에 합당한 인물을 말씀드렸을 뿐입니다.”라고 담담히 말했다고 한다.


링컨도 그의 정적(政敵)인 에드윈 스탠턴(Edwin Stanton)을 국방부 장관에 앉힌 적이 있는데 의아해 하며 묻는 사람들에게 단지 ‘그가 유능하기 때문’이라고만 답했다. 공과 사에 있어 사적인 것을 배제한 일화라 할 수 있다.


최근 장흥군 문화관광과가 지원해 발간된 ‘누군들 따듯한 남쪽마을이 그립지 않으랴'(1)는 책자와 그리고 지난해 역시 같은 부서에서 지원해 곧 발간 예정으로 있는 ’장흥동학혁명 사료집‘(2)을 비교하면, 공직자의 본문과 역할, 책임을 새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1)과 (2)는 다같이 장흥에 대한 기록물이다. (1)이 현재의 장흥의 대한 문화, 관광 등에 대한 기록이라면, (2)인 장흥의 과거 역사, 장흥동학에 대한 역사연구의 성과물로서 기록이다. 그러므로 (1)이 가변성, 변용성도 강해서 5년, 10년 후면 별 가치 없는 기록물에 불과할 책자라고 한다면 (2)는 10년, 20년 후에도 여전히 효용성 있는 역사기록으로 가치를 지니게 되는 책자라 할만하다.


더구나 (1)이 개인의 사적인 기록물이라면 (2)는 장흥동학혁명기념사업회라는 단체의 기록물이다.

문제는 (1)은 군비 2천5백만원을 지원해서 발간했고, (2)는 고작 8백여만원을 지원했을 뿐이다. 물론 (2)의 경우, 기념사업회에서 동학학술세미나 개최와 동학사료집 발간 등 전체 사업비로 2천만원을 지원받았고, 그 중 사료집 발간으로 8백여만원을 집행한 것이므로 굳이 사료집 발간에 8백만원만 지원했다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기념사업회가 동학사료집 발간에 8백만원만 사용했으므로 결국 사료집 발간에 8백만원만 지원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두 책자에서 중요성이나 가치면에서 (2)가 (1)보다 나은 데도 불구하고 담당부서는 가치가 적은 (1)에 가치가 더 큰 (2)보다 배 이상을 지원한 셈이다. 여기서 담당부서 또는 담당 부서장의 공무로서 공정성, 형평성 또는 공금남용, 부적법성을 문제로 지적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또 여기서 ‘쓰잘데 없이’ 군비를 낭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또 여기서 우리는 부서장의 사심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사적인 감정의 개입 없이는 감히 그러한 불공정하고 형평성 없는 일의 추진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보통, 지자체에서 문화예술의 진흥과 육성 등을 위해 예술활동이나 창작활동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문학인들의 창작활동을 위해 지원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러한 경우 보통 순수 예술활동이나 순수 창작활동에 국한된다. 예컨대 소설창작이나 시작(詩作)활동 같은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순수 예술활동이 아닌 보통 ‘잡문’으로도 말해지는 칼럼집이나 에세이집 등을 발간하는 데에 지원해 주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 더구나 (1)의 경우, 그 내용 대부분이 이미 모 일간지에 연재되었던 내용이었고, 특히 가변성이 강한 관광적인 내용이 많은 데도 그 책자를 군비지원으로 발간했다는 것은 담당자의 사심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문화관광에 대한 예산이 넘쳐나서 그리했다면 할 말이 없다. 또 앞으로 문학인들이나 다른 집필가들의 ‘장흥’에 대한 내용의 책자 발행은 계속해서 군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 정해져서 그리했다면 또 할 말이 없다. 사실이 그러한가. 앞으로 장흥에 대한 모든 책자 발행을 지원해주기로 했는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우리군의 문화관광과 예산은 타지자체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형편이 아닌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1)의 책자 발행을 위해 거뜬히 군비를 지원했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욱 여기서 (1) 책자 발행업무에서 담당부서장이나 담당자의 사심이나 보이지 않는 내면의 어떤 부정적인 묵계가 있었지 않았는가 하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빠른 속도, 한탕주의나 때로 연고주의가 기승를 부린다고 해도 제대로 된 절차와 원칙, 공정한 형평성이 없다면 언젠가 사상누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절차와 원칙, 공정성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 소재가 분명하며 그런 이유로 소위 ‘선진문화의 국가’가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모든 국민이 우리의 후진적인 문화를 극복해야 하지만, 우리사회의 리더그룹으로 급성장한 공직사회가 더욱 솔선해야 한다. 그들은 곧 우리 국민의 공복이기 때문이다.- 제386호 2006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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