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인공을 더해 세계 최대 문화상품으로 만든다


만리장성을 뒤로하고 '북경의 작은 계림'이라고 일컫는 용경협(龍慶峽)으로 향한다. 가는 길 곳곳에 대규모 공사들이 한창 진행 중이다. 북경 시내에서도 여기저기 아파트 단지들이며, 대형 건물들이 세워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이드는, 2008년 북경 올림픽을 유치하고서부터 보수와 확장, 신축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이런 공사들이 모두 올해 안으로 마무리되어야 하므로 모든 공사가 한꺼번에 진행 중이란다. 2008년, 세계만방에 급변하는 중국의 변모하는 위용을, 불과 몇 년 사이에 화려한 중국으로 탈바꿈해 놓은 중국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천혜의 자연에 인공을 가미해 만든 북경의 명소


용경협 인근에 도착, 승합용 택시를 타고 용경협 입구까지 올라간다. 용경협 입구까지 차들이 갈 수 있을 텐데도, 거추장스럽게 또 하나의 경로를 만들어 놓은 모습을 보며, 새삼 그들의 치밀하게 계산된, 자본주의적 관광 육성에 대한 사고방식을 엿보게 된다.

풍광이 뛰어난 천연적인 자원에 철저한 인공을 절묘하게 가미시켜 전혀 다른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만들어 놓은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용경협일 듯싶다.

관광에서도 세계 톱을 꿈꾸는 중국인들의 의식이 보인다. 용이 기뻐한 계곡이란 뜻의 용경협(龍慶峽). 아마도 기뻐하며 승천하는 하는 듯한 절경을 가진 계곡이란 뜻일 게다. 이 말은 본래, 원나라 인종황제가 훗날 자신의 고향인 이곳에 용경(龍慶)이란 새로운 지명을 하사하고 주로 승격시킨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이 용경협은 그때의 그 단순한 절경의 계곡이 아니라, 본래의 그 절경의 협곡에 댐과 인공호수, 그리고 댐 밑에서 겨울이면 해마다 치러지는 빈등예술제로 더욱 유명한 명소가 되었다.

더욱 곳곳에는 용의 형상이, 용이 마치 승천하는 모습을 재현, 이곳이 용과 관련 있음을 증언하고 있다. 승천하는 두 마리 용으로 만든 돌기둥 문을 통과해 용꼬리 부분에 설치해 놓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고, 대여섯 번 에스컬레이터를 갈아타고 나면 용 입 부근으로 빠져 나오면 댐 정상이고, 이곳에서 비로소 유람선을 타고 협곡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게 장치해 놓은 것도 이 ‘용’의 메시지를 은연중에 강요하는 것이나 진배없을 듯싶다.

용경협은 본시 협곡이었다. 그것도 2개의 높고 날카롭게 깎아지른 천길만길 절벽으로 이루어진 산 사이에 좁고 길게, 7㎞나 이어진 협곡이었다. 특이 이 협곡의 물길을 따라 영 옆으로 병품처럼 웅장한 바위들이 겹겹이 늘어서 ‘변방의 리강(漓江)“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풍광이 빼어난 곳이었다.

이것을 1980년, 지금의 댐 자리, 천길 절벽이 가파르게 치솟은 두 개의 절벽으로 이루어진 산이 자리한 지금의 자리에 물길을 막아 높이 70여 미터의 댐을 쌓고, 댐 위로 인공호수를 만들고, 댐에서 낙차하는 인공폭포도 만들고, 뱃길을 내 유람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용경협은 중국 개방 이후 북경용경협관광발전유한회사에서 지속적인 관광 상품을 개발해와 ‘국가 AAAA급 풍경구’로 지정됐으며, 북경의 ‘16명소’의 하나로 잡리 잡은 것이다.

담수호가 생겨난 이래 용경협은 더욱 유명해진다. 댐 위에서 유람선에 탑승, 협곡 사이로 형성된 그림같은 호수를 거슬러 비경 속으로 빠져들면서 유람하게 되는데, 곳곳에 마치 관리의 모자를 엎어놓은 듯한 형상의 봉관도를 비롯, 신이 연필을 꽂아놓은 듯한 신필봉, 진산여래(震山如來), 석웅도애(石熊跳崖), 조구탐두(鳥龜探頭) 등으로 불리는 빼어난 절경만도 30여 곳이나 된단다.

이처럼 인공으로 댐과 호수를 만들고 유람선을 이용해 협곡의 절경을 감상케 하는 것도 부족해, 중국인들은 호수가 얼어 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할 수 없는 없는 겨울이면, 댐 바로 밑에서 빙등 예술제를 개최, 관광객들을 끌어 들인다.

중국인다운 지혜가 아닐 수 없다. 협곡과 높은 지세로 댐 부근의 온도가 북경 시내보다 평균 6∼10℃정도 낮아 눈과 얼음이 겨우 내내 녹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한, 참으로 기발한 착상이다.

용경협 입구로 들어 서니 머리 위로 매달린 홍등이 장관이다. 이들은 가는 곳마다 자연풍광 외에도 이처럼 인공의 볼거리까지 만들어 놓는다. 그것도 자기들의 전통적인 것으로 말이다.


■몽환적 동화세계 보여준 빙등 예술제


올해의 빙등제는 ‘북경용경협 제21기 빙등예술제’로, 1월부터 2월말까지 진행되고 있다. 주제는 ‘빙설(氷雪) 용경협’ - ‘칠색 양광(七色 陽光) 동화세계’이다.

중국에서의 빙등제는 이미 하얼빈의 것으로 유명해졌지만, 이곳의 빙등제 또한 당초는 ‘작은 하얼빈의 빙등제’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할어빈의 것과 대등할 정도로, 또는 그 이상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고 한다.

주최 측은 이번 빙등제 안내 팸플릿에서 ”오색찬연한 조명은 동화세계에 있는 듯한 효과를 나타내며, 하나하나의 동화 이야기는 아름다운 몽환세계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면서” “보이는 것은 얼음이고, 감상하는 것은 등불이며, 노는 것은 눈이고, 보는 것은 정채적(精彩的)연출이며, 느끼는 것은 미묘한 시각적 충격이다”고 선전하고 있다.

빙등 예술절은, 16만㎡의 면적에 총 1만2천㎥의 얼음으로 420여건의 얼음 조각품 전시로 이루어지고 있다.. 꽃으로 만든 불빛나무, 1만여 개 등불로 구성된 이탈리아 빙조들은 관광객들에게 그윽한 풍치를 느끼게 해 주면서 몽환적인 동화의 세계로 안내해 줄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제3기 얼음조각 국제경연도 함께 개최해 용경협의 빙등제를 국제제적인 빙등 예술제로 승화시키고 있다, 고 홍보하고 있다.


■용경협 댐 호수 유람 못해 아쉬어


용경협 댐 앞에 다다른다.

양 옆으로 치켜 솟은 절벽의 칼날의 산이 장관이다,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우러르니, 아아, 바로 머리 위에서 거대한 암석들이 우르르 쏟아져 내릴 듯 위태롭게 얹혀 있다. 절로 감탄이 터진다.

빙등 예술품들이 전시된 천막 안으로 들어간다. 각종 얼음으로 만든 조형물이 불빛과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선명한 칼라의 색조, 정밀한 조각으로 만들어진 얼음 조형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제2, 제3 전시구의 동화세계는 백설공주 성, 바다 속 탐험, 알라딘 성, 미녀와 야수, 디즈니 성, 환락의 성 등 주제가 있는 동화세계의 작품들이 줄을 잇는다. 낭만적인 신비로움이 깊은 얼음 속으로부터 피어나는 듯한 조명과 색조가 잘 조화롭다.

마지막 제4 전시구는 동천의 폭포로 댐 제방 위 70여 미터에서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가 그대로 얼어붙어 있는 하얀 얼음 폭포가 버텨 서 있다. 이 또한 장관이다.

빙등예술 전시관을 둘러 본 후, 일행은 다시 용경협 입구에서 에스컬레이트에 몸을 싣는다. 길이 258m, 외양으로는 용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이 에스컬레이터 또한 명물이다.

지난 1996년에 완공되었는다는데, 길이가 세계적이어서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다고.

댐 정상에 오른다. 바람이 매우 차다. 댐 위에 호수는 댐 위 여러 구조물로 인해 보이지는 않는다. 댐 위의 가파른 절벽의 산들만이 위용을 대신해 보여줄 뿐이다. 여름이 아니어서 댐 위로 호반으로 유람을 떠날 수도 없어 아쉬울 뿐이다.

댐 정상에서 댐 밑으로 뚫린 석굴을 통해 용경협 밖으로 나왔다.


용경협 입구-연등이 인상적이다


용경협 입구-연등 앞에서 마씨도 포즈를.


용경협 입구 상점에 한국의 신라면, 조리풍, 유과 등이.



용경협 입구에서 빙등 예술제 전시장으로 가는 길.

빙등 예술제에 출품된 빙등예술품들 ▼























댐 정상으로 오르는 용 형상의 에스켈레이트


댐 정상에서. 등 뒤 절벽이 바로 인공호수와 용경협의 비경이 펼쳐지는 협곡.


댐 폭포 쪽으로 다가 가는데 한사코 무서워하다. 기어코 떠밀치다시피 해서.



용 형상의 에스컬레이트를 등지고 바쁘게 기념사진을.





댐 천정에 무슨 구조물의 장치였을까.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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