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은 남아 있는 면적이다.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 예스러운 지역이다.텅 빈 느낌을 주는 한가한 곳이다. 넓고도 한적한곳, 침입자도 없지만 쓸모가 별로 없다. 그러면서 여백은 무엇인가를 은근히 기다리고 있는 표정을 지니고 있다.노년은 인생의 여백이다.손도 마음도 비었다. 비어야 떠나기가 쉽다, 가벼워야 날기가 좋다.몸은 땅에 있지만 마음은 어디론가 날아가고픈 충동이 인다. 그리하여 인생의 종점을 눈 앞에 두고도 초조하지 않다. 속에는 아직 덜 꺼진 불씨가 있을지 모르지만 겉으론 전혀 보이지 않는다.살이 빠지고 기력이 딸리고 다리가
稽首向瀛蓬(계수향영봉)/사재 김정국은휴와 은일은 서로가 뜻이 같고아우는 서쪽 고을 동생은 동쪽 고을임금님 향한 마음에 머리를 조아리네.恩休恩逸意相同 弟在西州兄在東은휴은일의상동 제재서주형재동拱北丹心無彼此 時時稽首向瀛蓬공북단심무피차 시시계수향영봉선현들의 시문을 보면 임금을 향한 일편단심이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귀양 가 있으면서도 임금을 원망하거나 ‘네 탓’으로 돌리지 않았다. 이른 바 [성은]으로 생각했다. 요즈음 우리의 뇌리에 많아 사라졌지만 [충효례忠孝禮]를 생각한다. 국가적 입장에서 나라에 충성, 가정적인 입장에서 부모에 효
存窩子病伏江上 有白足懷善踵門而謁 出其先師白谷所爲詩若文 跪而請曰 師之示寂 已六易穀燧矣 㙮廟無刻 願得一言以賁之 存窩子辭以病 且不習禪家語 請之固 重念余在丱角時 能師嘗訪于漢師城西 出視其所作數篇 仍難說空有 思之了然如前日 義何可辭 按狀 師法名處能 字愼守 白谷其號也 父姓全母金 嘗禱于弘濟之石佛 有異夢 以丁巳五月三日 生㝈子一男一女 男卽師也 年十二 從義賢上人學 仍祝髮求道 嘗謁東淮申先生 受經史諸子 文詞大進 詩格尤淸健 俄而去入智異之雙溪 參碧巖長老勤橐饘者 二十年 淹貫三乘 長老許以傳法 孝廟潛邸時 答巖長老 有曰高弟文德脫俗 字畫勁正 其見愛如此 東淮及玄洲尹公 俱
장흥군 안양 출신 선호채옹이 103세를 끝으로 지난 2월 영면하셨다.1920년생으로 큐슈 지역에서는 유일한 1세 재일교포이다.지난해 11월 일본의 손자 가족들과 함께 장흥을 방문하여 후손들에게 고국을 잊지 않도록 교육하셨고, 지인들을 만나 정담을 나누고 선영에 성묘하신 고향 방문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당신은 모르셨을 것이다.1934년 14세의 소년으로 도일하여 일본의 사회적 차별과 해방 이후의 모진 시기를 극복하고 사업에 정진하여 호텔, 부동산, 물류, 항공, 유기업 등 6개의 자회사를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사업가로 왕성한 활동을 보
7월1일자 장흥군 정기인사가 발표되었다. 소문이 사실로 증명되는 근무평점이 무색한 경로우대 정치적 편향 인사라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는 느낌이다. 공무원이 되면 사무관(5급)이 꽃으로 불린다. 근무평점을 무시한 정실인사를 하면 민원인, 의원 질의에 답변도 못 하는 실과소장의 촌극도 발생한다.장흥군의 5급 승진 인사는 인사에 기준이 되는 근무평점이 사라진 인사로 후폭풍도 걱정된다. 전국 어느 지자체에도 근무평점을 무시한 인사는 없다. 장흥군 공무원 정원은 656명이다.전남도는 승진 인사에서 철저하게 근무평점을 기준으로 실시한다. 6,
朝天途中(조천도중)[2]/월사 이정구만상은 좋은 계절에 놀라고세월은 병든 얼굴 파고드는데시작에 나그네 시름 다듬지를 못하네.物色驚佳節 年華入病顔물색경가절 년화입병안 覊愁無處寫 詩就不須刪기수무처사 시취불수산연암 박지원 열하일기를 보면 매우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나온다. 지금 담을 쌓은 벽돌의 원형인 불럭을 만들어 담을 쌓은 장면을 한문으로 소상하게 설명했다. 당시 조선에서는 흙을 한 줄로 놓고 돌을 놓아가는 흙돌담이 있었다. 산울타리보다 더 선호했다. 이 울담을 헐어 내고 중국에서 보았다는 벽돌을 놓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만상은 이
◆用南漢天機師二律贈自澄上人 -游齋 李玄錫(1647~1703)남한산성 천기대사의 율시 2수 시운을 사용해서 자징(自澄) 상인(上人)에게 드리다. 頗恨雲溪失壯遊 천기대사 웅지 꺾여 자못 한스럽더니空門勝友着心求 불문 멋진 벗 자징은 일에 마음 붙인다.吾師韻格澄如水 우리 대사 시격은 물처럼 명징하고禪話淸熒爽得秋 맑고 빛나는 선문답 가을기운 얻어 반짝인다.過影方摸金像面 네모난 금상 얼굴에 그림자 지나니伴筇還負玉峯頭 옥봉 머리에 육환장 동무삼아 지고 돌아간다.那堪明日分携後 내일 헤어지면 어떻게 견딜까獨上山中歇錫樓 산중 누대 혼자 올라 석장과
7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군청의 분위기도 그렇지만 밖에서는 이미 승진대상자 이름이 거론되고 있어 장흥군 인사가 과거로 회귀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승진 인사는 후보자 순위와 경력, 업무추진 실적과 군정 기여도, 업무수행 능력(근무평점)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선발해야 한다.전보인사는 개인별 희망 부서를 고려하고 업무의 전문성, 현 부서의 근무 경력 등을 감안하되, 조직의 연속성과 질 좋은 행정 서비스 제공, 무엇보다 민선8기 비전 달성을 위해 최대한 업무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했으면 한다.인사가 만사라는 말
무엇이든 때가 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이 무엇인가.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문화를 수출하는 나라가 돼야하고 그 구체적인 제일 상품은 한글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기업 삼성이 반도체를 만들어 수출하듯이 전 세계에 퍼진 삼성 조직을 활용해 한글을 판매해야 한다. 더구나 한글은 이미 완제품으로 만들어진 상태이니 반도체에 도전한 노력의 100분의 1만 들여도 가능할 것이다. 40여 년 전 삼성이 반도체 만들기를 꿈꾸던 때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 하지 않았던가. 만일 그때 삼성이 반도체를 꿈꾸지
朝天途中(조천도중)[1]/월사 이정구주점이 서쪽 언덕에 간신히 붙어 있고강에 걸친 다리에는 수양버들 비치는데말 앞에 보이는 산에 석양이 지는구나.古店依西岸 河橋柳映灣고점의서안 하교류영만春生關外樹 日落馬前山춘생관외수 일낙마전산명나라를 대국으로 섬겼던 조선에서는 기회 있을 때마다 사신을 보내서 두 나라의 관계를 매우 돈독하게 했다. 이런 관계가 문물을 교환하는 수단으로 작용하여 외국 문화가 들어오는 계기가 되었다. 압록강을 건너 육로로 가서 북경으로 들어가는 길이 우선이었지만, 서경인 대동강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뱃길도 이용했다. 낡은
◆漕溪菴 강진군 대구면 정수사 조계암彭聃喬木老溪南 조계암 남쪽 오래되고 늙은 교목何似華山控石菴 어쩌면 화산처럼 석암에 널려있는가.妙法蓮花誇世界 묘법연화 세계 자랑하며虛庭栢樹入禪參 빈 뜰 잣나무는 참선에 들 구나.風翻香翠千夫竹 바람에 펄럭이는 향취 천 그루 대나무夜愛空明十笏潭 밤이면 좁은 연못 공명을 사랑한다.聊看天機樓上記 무료하면 천기 대사의 누상기를 보고 消搖讀至午眠甘 거닐면서 읽어보다 낮잠 달게 잔다.-巵園黃裳 치원 황상(1788~1870)注)彭聃 - 옛날에 매우 오래 산 사람인 팽조와 노담(노자).喬木 - 줄기가 곧고 굵으며
정부는 올해로 지방소멸대응기금 도입 2년차를 맞아 기금의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나선다.각 부처 사업뿐만 아니라 민간투자와 기금사업과의 연계도 추진하여,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한편 우수 자치단체에 대한 지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한다.지방소멸대응기금과 연계할 수 있는 타 부처 사업 발굴ㆍ확산도 지원한다. 현재 기금사업과 연계해 지역활력타운 조성사업과 지역기업 혁신 공모사업 등이 추진 중이며 그 규모는 총 2300억원이 넘는다.그 일환으로 우수 기금사업을 발굴한 지자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최고등급 배분 금액을
장흥군이 2023년을 ‘문화예술관광 르네상스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역발전에 전력하고 있다.먼저 슬로건 정리가 필요하다. 때에 따라 ‘역사 문화예술관광 르네상스 원년’이라며 역사가 첨가되더니 어느 땐가 역사가 빠지고 스포츠가 포함된 ‘문화예술관광 스포츠 르네상스 원년’으로 공식 석상에서 대두되고 있으니 ‘르네상스 원년’ 목표와 시행 계획을 확실히 정하고 실행했으면 한다.군민들은 평소에 르네상스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무슨 뜻인지 헷갈려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우선 르네상스는 프랑스어에 해당하는데 ‘재상’ 또는 ‘부활’이란 뜻을 담고
가곡 ‘비목’은 1968년 동양 방송국 PD로 일하신 한명희씨가 1964년 강원도 화천에서 7사단 수색대 소대장으로 복무 하면서 이름없는 6.25전쟁 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무덤을 발견하고 느낀 소회를 1967년 시(詩)로 쓴 ‘비목’에 작곡가 장일남이 곡을 붙여 세월이 흘러도 한결같이 애창되고 있는 6.25의 비극을 일깨워주는 대표적인 국민 가곡이다.비목은 목비(木碑,나무비)를 시적 언어로 표현한 단어 이다.작가는 또 그의 회고록에서 이미지 전개 과정의 유려한 필치와 문학적 수사를 통해 전쟁의 상처와 고통은 물론, 자연의 색체까지
鏡浦別墅次韻(경포별서차운)/기재 신광한물가에 있는 마을 해 저물어 가는데저녁 이슬 내리어서 옷 적시려 하구나주인이 돌아오구나 개 짖는 소리 들리니.沙村日暮扣柴扉 夕露微微欲濕衣사촌일모구시비 석로미미욕습의江路火明聞犬吠 小童來報主人歸강로화명문견폐 소동래보주인귀별장이나 정자에 앉아 시를 음영하는 일은 매우 흔한 일이었다. 어느 웃어른이 운자를 내면 그 운자로 시를 짓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어느 분이 지은 시를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운자는 몰론 시상이란 바탕에 따라 짓는 차운시가 있었다. 차운시를 또 차운하는 차운시도 있어서 시 짓은 우
▶敬次月渚堂韻 삼가 월저당의 시에 차운하다 日月爲雙燭 해와 달은 두 개의 촛불이 되고乾坤作一廳 하늘과 땅은 하나의 대청이로구나.渴飮淸溪水 목마르면 맑은 시냇물을 떠 마시며探看海藏經 해장의 경전을 탐구한다네. 注)海藏經 - 바다 속 용궁에 보관된 경전이라는 뜻으로 화엄경을 가리킨다. 附元韻 원운을 붙이다. 古今幾晝夜 고금은 며칠간의 밤낮이고天地一虛廳 하늘과 땅은 하나의 빈 대청이라.日月燈明下 해와 달의 밝은 등불 아래서流觀普眼經 보안의 경전을 훑어본다네. 注)普眼經 - 普眼法門을 설한 경전이라는 뜻으로 화엄경을 말한다. ▶寄海月講軒
영화 “남산의 부장들”5.16 군사혁명 동지로서 생사를 함께한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을 향해 총구를 겨누며 이러려고 혁명했느냐고 울분을 토하고 유신 정부의 종식을 외치면서 방아쇠를 당겼다. 김재규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최후 진술하고 끝내 형장에 이슬로 사라진다. 영화 속에서 박정희와 김재규의 생각과 관점이 혁명 당시와 세월이 흐르는 사이 변했으며 대화와 토론으로 옳은 길을 찾는데 실패한 것이다.나는 사형제도의 폐지론자다. 사형제도의 잔인성, 무가치성, 책임 회피성 등 사형제도 폐지론의 근거를 들라면 수십 가지라도 댈
(재)장흥군인재육성장학금은 해마다 장흥군 인재를 선발해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많은 독지가가 장흥군의 인재 육성을 위하여 구슬땀을 흘려 번 돈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감사와 고마움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오래 前 위원회의 운영에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시정되지 않고 있어 재차 운영위원회의 선진적인 개선을 주문한다.최근 한 학부모를 만났는데 예술 분야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상”을 받아야 장학금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학생이 대통령상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말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 (재)
언론의 여러 기능과 역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권력 감시’와 ‘견제’다.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위탁된 정치권력을 오남용하는 것을 견제하고 동시에 사회의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비판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증진 시키는데 있다. 언론은 세상을 보는 창이다. 한 사람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다. 사람들은 언론을 통해 자기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어떠한 것인지를 판단한다.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내가 누군지도 함께 판단한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말이다. 이러한 언론의 기능은 ‘권력 감시’를 훌쩍 넘어선다. 사람들이 언론을 필
잘생겼다는 말보다 더 듣기 좋은 말이 있다.매력 있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더욱 그렇다. 매력이란 것은 겉치장, 나이, 외모와는 관계없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 그게 매력이다.재력보다 지력보다 더 힘센 게 매력이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매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군사력, 경제력보다 더 중요한 게 그 나라의 매력이라고 어느 분이 얘기하셨다.요즘 도시의 경쟁력이니 디자인이니 말이 많은데, 사람들을 그 도시에 끌고 가고, 다시 찾게 하는 힘도 바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청계천같은 인공구조물, 63빌딩 같은 고층건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