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 회진면 한재공원을 타고 넘는 봄바람에 수줍은 모습의 할미꽃이 꽃망울을 터트렸다. 득량만을 한눈에 담고 있는 장흥군 한재공원은 10ha 면적의 국내 최대 규모 할미꽃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남산공원의 ‘애기단풍’이 눈 부시다. 돌아 보면 30분 남짓의 숲 길 그 행간에 생성하는 나무들이 이 가을의 서정을 혹은 아기자기하게 혹은 눈 시리게 혹은 너무 이쁘게 단풍으로 피어나고 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경이로워서 발길이 호강스럽다. 읍내라는 소도시의 지척에 이렇듯 멋진 가을의 서정이 존재 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리쳐 알리고 싶다.그리고 이 단풍은 지는 낙엽이 아니라 내년 봄의 울울한 신록을 준비 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하는 사유의 시간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8월 8일은 입추로 이제 가을이 시작된다.입추(立秋)는 대서(大暑)와 처서(處暑) 사이에 들어 있으며, 음력 7월, 양력 8월 8일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이 135°에 있을 때이다.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뜻으로, 화성(火星)은 서쪽으로 흘러 있고 미성(尾星)은 중천에 떠 있다. 어쩌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칠월칠석을 전후하므로 밤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가을채비를 시작하여야 한다.특히, 이때에 김장용 무ㆍ배추를 심고 9, 10월 서리가 내리고 얼기 전에 거두어서 겨울김장에 대비한다. 김매기도
장흥군 안양면 수문어촌계 주민들이 막바지 봄 바지락 채취에 바쁜 손길을 움직이고 있다.올해 연말 수문마을에는 남도음식거리 조성사업으로 ‘장흥바지락 키조개 거리’가 들어설 예정이다.
▲올 들어 가장 따뜻한 날씨를 보인 지난 19일 전남 장흥군 장흥읍 원도리 미나리꽝에서 봄 입맛을 돋우는데최고인 미나리를 수확하는 할머니의 움직임이 부산하다.전국 최고의 향을 자랑하는 원도리 미나리는 임금님 진상품으로도 유명하다. 쌉싸름한 맛이 잃었던 입맛을되살려 주는 미나리, 이 미나리로 만드는 향긋한 요리가 기대된다.
예양강 수변공원 연못에 수련(垂蓮)이 개화하였다.산책중에 수련과 마주하면 인정머리 없는 무더위가 잠깐 비껴 가는 것 같다.꽃말 처럼 청정하고 순결한 수련의 자태를 오래 담아두고 싶다.시선을 돌려 예양(汭陽)의 수면과 강변의 경관을 둘러 본다.지난 세월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그런데 웬지 허전하다.그 옛날의 예양강, 여울과 모래톱과 무성한 수초와 굽이 치던 소(沼)와 강변의 곡선들이사무치게 그리워지는 것이다.흐르는 강을 살리는 것은 계발이 능사는 아니지 않을까.강은 강심(江心)으로 강같이 흐르게 해야 하지 않을까.
장흥읍 평화 마을의 백일홍이 팔월의 폭염을 이겨 낼 듯이 화려한 개화를 하고 있다.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백일 백, 백일 청, 백일 홍(진홍과 연분홍)의 베롱나무 꽃송이가 만개 하여 송백정의 경관과 고영완 고택의 죽림과 어울려 연출하는 한 여름의 장관. 상선약수의 마을이어서 골짜기마다 달고 맑고 쇄락한 맛의 약수터가 산재해 있는 평화 마을의 백일홍꽃은 가을까지 이어 지며 찾아오는 이들과 글과 그림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것이다.
겨울 내내 남산 공원을 추위로 꽁꽁 묶었던 그 심술도 저 멀리 장흥읍을 내려다 보이는 고요함이 장흥을 휘어 잡은 굽이굽이 펼쳐진 길과 탐진강을 지금 막 봄의 화려함으로 하루가 다르게 황홀하게 만들고 있다. 매해 맞이하는 이 자연의 조화는 왜 우리의 영혼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고 있을까. 겨울의 그 한기속에서 봄의 소식의 더딤을 불평하던 그 시간은 어느 새 눈앞에 놓여지는꽃의 향연에 언제 그런 일이 있었다는 듯 까맣게 잊고 만다. 참 심하기 짝이 없는 마음의 변덕이 밉다고 스스로 미안함을 간직해 본다보이는 곳 밟히는 곳 마다 새로운 생